[마음살림편지 20-05] 절기와 시절

절기(節氣)와 시절(時節)
하늘의 시, 땅의 시, 사람의 시() 
 

  5월5일은 어린이날 이기도 하지만 절기로는 입하(立夏)였습니다. 원래 5일을 일후(一候)라 하고 삼 후(三候)를 일기(一氣)라고 합니다. 날씨를 이르는 기후(氣候)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일 년을 24기로 보고 태양의 둘레를 도는 지구의 궤도인 황도(黃道)를 24등분하여 각 등분점에 태양의 중심이 오는 시기를 이십사절기(二十四氣)라고 합니다. 절기에서 절(節)은 ‘마디’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원래는 병부 절(㔾)자로, 부절(符節)처럼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과 무엇이 마디처럼 꼭 들어맞아 하나가 된다는 것일까요? 24기의 기준이 되는 하늘(天)과 땅(地)과 그리고 사람(人)의 때(時)가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흔한 쓰는 시절(時節)이라는 말에서, 시(時)는 하나의 생명이 스스로 일구어내는 살림살이의 시종(始終)을 말하고 이러한 각자(各自)의 시(時)가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살림살이를 일구어 내는 것을 절(節)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철”이라고 합니다. 사리(事理)분별(分別)을 할 줄 아는가에 따라 “철들었다”, “철없다” 고 할 때의 그 “철” 입니다.

 

 24절기에는 하늘의 시()와 땅의 시()와 사람의 시()의 어울림(있으니 이러한 사리를 분별할 수 있어야 참으로 하늘과 땅과 나의 살림살이의 어울림(天地人合一)을 이루어 낼 수 있겠습니다.

                                         봄(春)           여름(夏)             가을(秋)              겨울(冬)

하늘(天)의 시(時)        동지(冬至)       춘분(春分)      하지(夏至)        추분(秋分

땅(地)의 시(時)           입춘(立春)       입하(立夏)      입추(立秋)         입동(立冬)

사람(人)의 시(時)        춘분(春分)       하지(夏至)      추분(秋分)        동지(冬至)

사람의 철이라는 입장(立場)에서 보면, 겨울의 한 가운데는 동지(冬至)입니다. 봄, 여름, 가을의 한 가운데는 춘분(春分), 하지(夏至), 추분(秋分)입니다. 하지만 하늘의 철로는 동지(冬至)는 봄의 한 가운데가 되고 땅의 철에서는 동지(冬至)를 지나 입춘(立春)이 되어야 봄의 한 가운데가 되고 마침내 입춘(立春)을 지나 춘분(春分)이 되어야 사람의 봄이 됩니다.

이렇듯 하늘의 시(時)가 땅의 시(時)에 그리고 땅의 시(時)가 사람의 시(時)에 이르는 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립니다. 하늘이 반 철 앞서서 그 시(時)를 이루면 땅은 하늘을 좇아 반 철 동안 그 시(時)를 이루고 사람은 땅을 좇아 반철 동안 그 시(時)를 이룹니다. 즉 하늘과 사람의 시(時)는 한철의 차이가 있습니다.

땅이 하늘로부터 기운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時間) 그리고 땅이 사람을 포함한 땅 위의 모든 생명에게 기운을 주느라 걸리는 시간 즉, 이 봄철에 나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하늘로부터 받은 봄철의 기운을 반 철 키워서 비로소 구체성을 드러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천(天)과 지(地)와 인(人)이라는 세 가지의 시(時)는 앞서고 뒤서는 순서(順序)가 있지만 서로의관계를 보면 이미 이것은 하나입니다. 사람 속에는 이미 땅이 곡식이나 나물, 심지어 어떤 동물들까지 먹는 행위를 통해 들어와 있고 먹어서 하나된 이 땅속에는 이미 하늘이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에게까지 이르는 하늘과 땅과 곡식과 여러 짐승을 통해 하늘 기운에 변화가 생기면 나에게 바로 전달될 것입니다. 또한 역으로 내 속에 하늘과 땅이 들어와 하나되어 있기 때문에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처럼 사람이 극(極)에 이르면 하늘도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기본 흐름입니다. 바로 이런 면에서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이, 우리가 먹어야 하는 것이 땅과 하늘이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풀을 먹고 또 뿌리를 먹고 열매를 먹고, 때로는 사냥을 해서 고기와 생선을 먹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하늘과 땅을 먹는 것 가운데 하나일 따름입니다. 하늘과 땅을 우리가 직접 먹을 수 없습니다. 그것을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꿔서(轉換) 먹는 것입니다. 그 전환의 과정을 농사라 하고 요리라고 할 뿐 우리가 먹고 있는 것들은 바로 하늘과 땅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곧 하늘이고 또한 하늘은 곧 사람인 것입니다.

 

이러한 어울림에 대한 사리 분별이 있을 때 농사를 한다는 것, 제철 음식을 먹는 것, 그 궁극(窮極)으로 식일완만사지(食一碗萬事知)라는 격물치지(格物致知)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갈비뼈는 절기(節氣)와도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사람의 양기(陽氣)는 동지(冬至)날 자시(子時)에 왼쪽 갈비뼈 하단에서부터 시작, 위로 올라갑니다. (여성은 바른쪽 갈비뼈 하단에서부터 시작)

동지(冬至)에 첫째, 소한(小寒)에 둘째, 대한(大寒)에 셋째 갈비뼈에 이르고[冬至圈,陽氣始生] 입춘(立春)에 넷째, 우수(雨水)에 다섯째, 경칩(驚蟄)에 여섯째 갈비뼈에 이르고 (이때 갈비뼈 길이가 다 길어진다.) [立春圈,陽氣始盛] 춘분(春分)에 일곱째, 청명(淸明)에 여덟째, 곡우(穀雨)에 아홉째 갈비뼈에 이르고[春分圈,陽氣旺盛] 입하(立夏)에 열째, 소만(小滿)에 열한째, 망종(芒種)에 열두째 갈비뼈에 이릅니다 [立夏圈,陽氣極盛] 또 하지(夏至)에 바른쪽 첫째 갈비뼈에서 음기가 시작하여 위로 올라갑니다(여성은 왼쪽 갈비뼈 하단에서부터 시작).

하지(夏至)에 첫째, 소서(小暑)에 둘째, 대서(大暑)에 셋째 갈비뼈에 이르고[夏至圈,陰氣始生] 입추(立秋)에 넷째, 처서(處暑)에 다섯째, 백로(白露)에 여섯째 갈비뼈에 이르고 (이때 갈비뼈 길이가 다 길어진다). [立秋圈,陰氣始盛] 추분(秋分)에 일곱째, 한로(寒露)에 여덟째, 상강(霜降)에 아홉째 갈비뼈에 이르고[秋分圈,陰氣旺盛] 입동(立冬)에 열째, 소설(小雪)에 열한째,  대설(大雪)에 열두째 갈비뼈에 이릅니다.[立冬圈,陰氣極盛]

학산(이정훈 한살림연수원 마음살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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